'낯뜨거운 한인단체들의 자화상'…통합 기자회견 2곳 모두 무산
27일 한 날 통합을 발표하는 두 개의 기자회견이 예정됐으나 막판 모두 무산돼 한인사회에 허탈감을 안겨 줬다. 분열된 LA한인회와 내분을 겪고 있는 재미대한체육회는 27일 각각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통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그러나 재미대한체육회는 기자회견장에서 미주체전 조직위원장 자리를 놓고 다시 이견을 보이며 추후 다시 만나기로 했고, LA한인회 통합 기자회견은 스칼렛 엄 회장의 부재로 회견 자체가 무산됐다. LA한인회(회장 스칼렛 엄)와 새 LA한인회(회장 박요한)는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두 한인회의 통합을 전격 발표할 예정이었다. 한인회 통합 기자회견은 이날 가든스위트호텔에서 신연성 LA총영사도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었으나 스칼렛 엄 회장이 LA에 없어 취소됐다. 신연성 총영사는 통합 기자회견 참석을 위해 전미주 총영사회의가 열리는 시카고행 비행기 시간도 오전에서 오후로 연기했다. 신 총영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새 한인회측에서 연락이 와 기자회견장에 참석한다고 했는데 기존 한인회(LA한인회)에서 연락이 없었다"고 밝히고 "결렬은 아니고 다만 조율이 덜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요한 회장은 "지난 일요일(24일) 모든 협상 내용에 서명하고 기자회견을 갖기로 상대방 협상단측과 26일 오후 최종 합의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엄 회장과 연락이 되지 않아 기자회견을 할 수 없다고 통보해 와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칼렛 엄 회장과는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엄 회장은 현재 한국을 방문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엄 회장의 한국 방문에는 김재권 이사장과 김홍래 사무총장도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LA한인회의 제프 리 사무국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엄 회장은 LA에 있다"고 밝혀, 엄 회장이 이른 바 '잠수'를 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주변에서는 이와 관련, 엄 회장 일행이 한국에 갔다면 왜 한인회 사무국에서 숨기는지, 그리고 만약 엄 회장이 LA에 있었다면 왜 통합 기자회견을 거부한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오렌지카운티 미주체전의 단일 개최 시도도 또 다시 무산됐다. 오렌지카운티 체육회 양분 사태의 당사자들인 진병구, 정철승 회장은 27일 LA한인타운의 중식당 용궁에서 통합 체전 개최를 위한 기자회견에 참석했으나 통합 방식에 대한 양측의 이견을 확인하고 회견을 취소했다. 회견이 무산된 뒤 정 회장은 "진 회장측이 우리 쪽에 흡수 통합될 것으로 알고 회견에 참석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우린 1년 반을 준비해 왔는데 3개월 준비한 진 회장측이 통합 주최를 원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게다가 2명의 조직위원장을 두자고 했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진 회장은 "대등한 입장에서 무조건 통합을 선언한 뒤 양측 실무진이 모여 세부 사항을 조율하길 원했다. 우리가 흡수 통합돼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직위원장을 2명으로 하자는 말은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병일·김정균 기자 mirsol@koreadaily.com